317 장

귀궁

갈 때는 온 궁이 소백이었고, 올 때는 온 궁이 홍취로 물들었다.

작은 청니 가마가 궁각문을 통해 들어왔다. 황릉을 지키다 돌아온 현귀비는 아무 소리 없이 예전에 살던 초방궁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귀환은 황궁에 물결 하나 일으키지 않았다.

등전을 궁에 남겨둔 것은 정말 옳은 선택이었다. 초방궁은 구석구석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회랑 아래 서부해당 나무들은 이미 열매를 맺어, 작고 초록빛 과실들이 가지 끝에 매달려 무성한 잎으로 가지를 휘게 만들었다.

방 안은 먼지 하나 없이 깨끗했고, 탁자 위에는 신선한 과일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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